카테고리 없음 / / 2023. 1. 7. 02:26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몇부작, 스토리 및 결말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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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의 출연으로 주목을 받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현재 넷플릭스 1위를 달리고 있으면서 화제성 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작품인데요. 12월 30일 오후 5시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더글로리'는 1~8회까지만 공개되고, 올해 3월에는 16회까지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기다림이 힘드신 분들은 좀 나중에 한 번에 몰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시겠죠? 역시 김은숙 작가님 다운 필력을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작품의 스토리 정리 및 나름대로의 결말 해석을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동은은 20년 전 끔찍한 학교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온몸을 고데기로 지짐 당하는 폭행을 비롯하여 정신적, 성적으로도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녀가 이러한 타깃이 된 이유는 단순히 없는 집 자식이기 때문이었는데요. 문동 은은 제대로 된 부모도, 스승도, 신도 없었고 오로지 그녀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캄캄한 어둠뿐이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보려 했지만, 이렇게 세상을 등지기는 억울해진 그녀는 긴 시간이 필요한 복수를 계획하게 됩니다. 

그녀는 그저 박연진을 납치해서 죽도록 고문하는 방법은 그간의 긴 고통에 비해 가볍다고 느껴져 박연진 주변 세계의 파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말 그대로 박연진이 살고 있는 집을 파괴함으로써 그녀 역이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서 홀로 외로워지게 만드는 계획이었는데요. 사실 박연진 패거리들에게 문동은은 그저 장난감 같은 존재였습니다. 문동은 이전엔 윤소희가 있었고, 이후에는 김경란이 존재했습니다. 지속적으로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었는데요. 김경란은 졸업한 지 20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들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더글로리'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주 명확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동은과 박연진 둘 간의 사이의 공간도 흑백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문동은의 세계는 캄캄한 어둠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상처를 흰 눈을 통해 치유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여전히 상처 투성이입니다. 그녀는 고데기로 입었던 상처 또한 몸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의 트라우마로 인해 그녀는 빛과 열을 두려워합니다. 이로 인해 고기를 구워 먹지도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상조차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녀가 항시 먹는 김밥은 흰밥을 검은 김에 둘러싸 만들었다는 미학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기 때문에 먹는 것입니다. 흑과 백은 바둑으로 다시 한번 시각화되어 모여지는데요. 바둑의 세계에선 흑점을 잡는 것이 백점을 잡는 것보다 유리합니다. 그녀가 가진 어둠이 장점이 되는 게임인 거죠. 처음에는 하도영에게 접근하기 위해 시작했던 바둑이 지금은 그녀가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되어 주었습니다. 사실 문동은의 복수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점은 복수가 그녀의 동료들에게 일종의 구원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입니다. 

어둠 속에 홀로 살아가야만 했던 문동은이 복수를 결심하게 되자 마법과 같이 동료들이 그녀의 곁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지만, 스파이 재능이 있는 현남은 남편을 죽일 계획을 세우자마자 명랑했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되찾습니다. 여기에 아버지가 끔찍한 죽임을 당했던 주여정까지 합세하게 됩니다. 문동은을 주축으로 모인 피해자 연대는 모두 복수의 대상을 각각 갖고 있는데요. 그들은 일말의 자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만큼 죽어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주여정은 문동은의 추종자와 같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보이는데요. 자신의 화를 다스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그를 구원하는 것은 말뿐인 정신과 의사 선생님과의 상담이 아닌, 복수라는 것을 깨닫고 의지를 다지는 문동은인 데요. 그는 아마 신이 직접 벌하지 않았던 인간들을 거침없이 벌할 살인마로 변신할 가능성이 보입니다. 이 드라마는 흑과 백의 대비 말고도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데요.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문동은은 무신론자이고 그녀가 폭행당하던 체육관에서 보이는 거꾸로 된 십자가는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그녀의 상황을 시각화해서 보여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신의 힘을 매우 약하게 표현했는데요. 박연진 패거리는 교회 안에서도 거침없이 목사를 능멸하고, 서로 간음하며 약에 취해있지만, 그 누구도 이들을 벌하는 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문동은 이 복수를 결심했을 때 신은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오히려 자신이 직접 그들을 벌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문동은의 복수는 많은 부분들이 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우연히도 현남을 만났고, 초등학교 이사장이 동성애자였으며, 시세보다도 매우 싼 가격에 박연진의 집 앞에 전세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과연 정말 우연일까요? 특히 부동산 주인으로 나오시는 할머니는 초월적인 존재의 현신으로 느끼신 분들 많으시죠? 주여정이 보살피던 할아버지는 주여정과 같은 연쇄 살인마의 희생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되는 부분은 주여정과 하도영의 만남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둘 사이를 엮고 있는 뒷 이야기들이 드러나게 될 테고, 각자가 인연이나 악연이 있는 사람들이 세명시에 모였다는 설정만으로도 문동은의 복수는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글로리의 결말은 해피엔딩이 이난, 파국으로 끝난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실 텐데요. 우리가 기존의 드라마들에서 익숙했던 전개방식인 용서와 화해가 아닌, 문동은 스스로 복수를 끝까지 행하고 박연진 패거리를 심판하는 것에 성공하지만, 그녀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또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문동은은 결국 복수를 통해 잃어버렸던 자기 가신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글로리'를 통해 현실세계에서는 진행할 수 없었던 복수를 지켜보면서 대리 복수 심리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드라마를 그냥 지나치실 수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3월까지 인내심을 갖고 잘 참으실 수 있는 분들이시라면, 넷플릭스 '더글로리'를 서둘러 챙겨봐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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